[줄거리]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 분)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백성희 분)와 젊은 시절 상처한 한 아버지(박인환 분), 고모(신신애 분)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그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이영애 분)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 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네이버 영화 줄거리 참고]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한다. 대단할 것도 없는 소박한 사랑…그리고 헤어진다. 이게 이 영화의 내용의 전부이다. 수 많은 영화를 봐왔지만 이렇게 기승전결 없는 맥아리 없는 영화는 본적이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 가슴이 너무 아리다…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를 볼때 느꼈던 그 아련함이 바로 떠오르는 영화는 이 영화가 가장 강하지 않나 싶다. 물론 평면적인 내용 때문에 봄날은 간다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이며 혹자는 이 영화가 와 닿으면 진짜 사랑을 해본 사람.. 아니라면 아직 진짜 이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은수를 향한 상우의 사랑은 마치 첫사랑과 같이 순수하고 변함이 없다. 다만 상우는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었고 은수는 그 이별을 버틸 자신이 있었기에 상우를 떠날 준비를 조금씩 해온 것이다. 몇 번의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며 느끼는 것은 두 번째 이별의 아픔은 첫 번째 이별 보다 더 작고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아픔은 금방 잊혀질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기에.. 그들 사이에 틈이 생겼을 때 그는 그것을 고치려 했고 그녀는 다른 곳을 보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과 조건이 사랑의 자리를 조금씩 파고드는 게 사실이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며 그 누구도 은수를 욕할 수 없다. 그녀의 선택이 우리들 대부분이 하는 그 선택과 같은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두 사람은 다른 곳을 향해 걷기 시작했을까… 그 시점을 알았으면 상우는 이 사랑을 지킬 수 있었을까. 아무리 영화를 봐도 그런 사건은 없다. 그래서 그들의 이별이 더 서글프다. 우리들의 사랑도 아무 이유 없이 권태 또는 시간 앞에서 무참히 깨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왜 헤어졌냐고 묻는다면 머라고 할지 답도 모르는 이별. 그래서 은수가 다른 곳을 보기 시작했을 때 상우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해가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어야 할 뿐… 변해버린 그녀를 놓지 못하는 그는 지금 그녀가 아니라 아름다웠던 그때의 그들을 놓지 못하는게 아닐까…그는 변해버린 그녀에게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질문이지만 이젠 이별을 받아들인다는 답변이 되는 질문을..
그렇게 그들의 봄날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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